저축은행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파킹통장 금리를 내리고 있다. 파킹통장은 잠시 차를 주차하듯 언제든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수시입출식 통장이면서도 쏠쏠한 이자를 주는 상품을 말한다.
OK저축은행은 지난 20일부터 ‘OK읏백만통장Ⅱ’ 금리를 0.2~0.5%포인트 인하했다. 이달 1일부터 최고 금리를 0.5%포인트 내린 데 이어 두 번째다. 이전까지 이 상품은 예치액 100만원까지 최고 연 5%, 100만~500만원까지 연 4.5%, 500만~5000만원까지 연 4% 금리를 줬다. 그러다 20일부터는 100만~500만원 구간이 연 4%, 500만~5000만원 구간이 연 3.8%로 떨어졌다. 5000만원을 넣어둔다면 실질금리가 연 4.06%에서 연 3.84%로 내려간 셈이다.
한 달 전만 해도 3000만원까지 조건 없이 연 4.3%가 적용된 애큐온저축은행의 ‘머니쪼개기 통장’ 금리는 지난달 20일 연 4.1%, 지난 13일 연 3.6%로 인하된 데 이어 23일부터 연 3.2%로 하락했다. ‘3억원까지 무조건 연 4%’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출시된 JT친애저축은행의 ‘플러스입출금통장’ 금리도 이날부터 연 3.3%로 내려갔다. 출시된 지 약 한 달 만에 금리가 두 번 인하됐다.
저축은행들은 은행 간 예금 금리 경쟁이 수그러들자 높은 금리를 주면서까지 자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수신으로 확보한 자금은 다시 대출 영업에 활용해야 하는데, 올해는 부실 대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적극적으로 대출을 늘리기도 어렵다. 고금리 파킹통장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이 높은 금리로 가입자를 끌어모았다가 한 달에도 두세 번씩 금리를 내리는 일이 반복되자 소비자들은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회사원 남모씨(38)는 “묶어두기 곤란한 자금이 있어 파킹통장을 열심히 알아보고 가입했는데 툭하면 ‘금리 인하 안내’가 오니 화가 난다”며 “일찌감치 정기예금에 가입할 걸 후회가 된다”고 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