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겠다고 23일 말했다. 장제원 의원을 비롯한 친윤계의 지지를 받는 김기현 후보와의 '김·권(김기현 권성동)연대'를 공식화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권 의원은 이날 강원도 홍천에서 열리는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 강원지역 현역의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권 의원 지역구는 강원 강릉시다. 지난달 5일 당대표 경선 불출마 선언 이후 전당대회 관련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의원의 행사 참석이 친윤계 대표주자인 김 의원에 대한 지지 형태가 될 지에 관심이 쏠렸다. 권 의원은 김 후보를 지지하는 장 의원과 불화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 후보도 권 의원과의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연설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친한 측근 국회의원이 어디에 제일 많이 있나"라고 물은 뒤 "윤 대통령과 함께 손 잡고 대통령께서 가장 신임하고 아끼는 강원도 의원들과 손 잡고 강원도 발전을 앞당기겠다"고?소리쳤다. 이날 연설회를 마친 후 권 의원과의 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벌써 오래 전부터 긴밀하게 협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김장(김기현 장제원)연대를 비롯해 김나(김기현 나경원)연대 등 연대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권 의원과는 공식적인 연대 선언은 없었다.
반면 권 의원은 전당대회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권 의원은 행사 도중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를 측면 지원하느냐'는 질문에 "전당대회는 노코멘트"라며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조직을 만들었는데 10여 개 이상이라 각자 알아서 하라고 했다. 누구는 다른 후보를 돕고, 누구는 여기를 돕고 한다"고 설명했다. 기자들이 지지 후보에 대해 다시 묻자 "내 마음 속 지지 후보는 있다" 정도로 답했다.
이어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서도 "전대와 관련해 지지후보 등 입장을 묻는 분들이 많다"며 "대통령 측근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전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체의 발언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국정운영과 전대에 부담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특히 국정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불필요한 언행을 삼가는 것은 중진으로서 당연한 책무"라며 "같은 이유로 전대와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개진할 계획이 없다. 너른 양해 바란다"고 했다. 권 의원은 지난달 5일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후 전당대회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장 의원을 비롯한 친윤계 의원들이 김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사격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대신 노동정책 등 윤석열 정부의 핵심 정책 추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격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