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인 JP모간이 사내 직원들의 챗GPT 사용을 단속하기로 했다. 챗GPT를 업무에 활용했다가 생길 수 있는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2일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에 따르면 JP모간은 최근 사내에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인 챗GPT의 사용을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챗GPT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AI 업체인 오픈AI가 만든 대화형 AI 서비스다. 지난해 11월 말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사용자 수가 1억명을 돌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부 규제가 엄격해 새 기술 도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은행업계 특성상 JP모간이 챗GPT 사용을 통제했을 것으로 봤다. 2021년과 지난해 미국 규제 당국은 은행 직원들이 개인 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해 은행 업무를 처리한 것에 대해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등 12개 은행에 총 20억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미 챗GPT는 금융 업무에 활용될 만한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 AI 서비스는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학 작품을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식 포트폴리오 생성과 같은 실용 분야의 글도 작성할 수 있다. 챗GPT가 인기를 끌면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대화형 AI와 관련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ETF 상품도 나오고 있다.
챗GPT 사용을 단속하기로 한 것과 별개로 JP모간은 자체적으로 AI 역량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7일 사업 컨설팅 업체인 에비던트는 글로벌 은행들의 AI 대응 노력 정도를 수치화한 ‘에비던트 AI 지수’를 발표했다. 23개 은행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JP모간은 62.6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캐나다왕립은행(41.4점)을 큰 점수차로 따돌렸다. △AI 역량 및 개발 △AI 연구·특허·벤처·생태계 △AI 커뮤니케이션 및 전략 △책임 있는 AI 활동 등 4개 부문에서 모두 1위였다.
경제전문매체 포춘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이 은행은 AI에 ‘연간 수억달러’를 지출하고 있다”며 “머신러닝을 지워하기 위해 데이터·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도 많은 비용을 투자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