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입찰' 옛말…공공택지 땅값도 못내는 건설업계

입력 2023-02-22 18:21
수정 2023-02-23 02:05
지난해 말 공공택지 분양 미납금이 8302억원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27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수도권 알짜 택지지구에서도 미납 사태가 발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과 금리 부담으로 상반기 공공택지 분양 연체금이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택지 연체금액은 전년 대비 533% 증가한 8302억원을 기록했다. 2008년 9536억원 이후 14년 만의 최대 규모다. 올 들어서도 미납 사태가 지속돼 2월 현재 연체액은 6969억원에 달한다. 한 개 회사가 수십 개 계열사를 동원해 입찰서류를 쓰는 ‘벌떼 입찰’까지 벌인 수도권 택지지구의 미납 상황이 심각하다. 2020년 27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경기 의왕고천지구 택지 낙찰자인 프로젝트금융투자(PFV)는 분양대금 1688억원 중 563억원을 연체해 사업자 지위를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 경쟁률이 193 대 1에 달한 파주운정3지구에서는 세 개 회사가 전체 대금 7285억원 가운데 2307억원을 내지 못해 연 8.5%의 연체이자를 물고 있다. 오는 6월까지 만기 도래하는 LH 공공택지 중도금·잔금은 1조4000억원(100개사)에 달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