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국가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냐”고 비판했다.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지는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발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권을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겠냐”는 검찰총장 시절 윤 대통령 발언을 인용하며 “폭력배가 폭행을 저지르면서 ‘왜 방어하냐, 가만히 맞으라’고 하는 것은 깡패 인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상 회의에서 가장 먼저 발언해 왔던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마지막 발언자로 나서며 작심한 듯 윤 대통령과 검찰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요즘 숫자가 유행이다. 133, 이건 무슨 사건번호냐. 275, 이건 압수수색 횟수냐”고 운을 뗐다. 133은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사건번호, 275는 이 대표와 관련된 압수수색 건수를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언론에 보도된, 확인된 (압수수색) 숫자만 275번”이라며 “이재명을 잡아보겠다고 이재명의 가족·친구·후원자·이웃·지지자·아는 사람까지 이재명과 관계있는 사람들이 저 때문에 고통이 너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23일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막말을 쏟아낼수록 의심만 더해질 뿐”이라고 맞받았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범죄를 수사하는데 왜 ‘보복’이니 ‘표적’ 같은 수사가 등장해야만 하는지 참 한심하다”며 “당 대표직으로 민주당을 사유화해 방탄막으로 삼고 장난하면 명백한 범죄혐의자이지 대표겠냐”고 비꼬았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