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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상화폐 거래업체인 코인베이스가 실적 개선에도 웃지 못했다. 가상화폐 거래 서비스 이용자 수가 줄어드는 등 업황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우려에 주가가 5% 떨어졌다.
21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는 “지난 4분기 매출 6억2900만달러(약 8200억원), 주당순손실 2.46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팩트셋 추정치인 매출 5억8800만달러(약 7700억원), 주당순손실 2.52달러와 비교하면 호실적이었다. 코인베이스는 2021년 4분기 순이익이 8억4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부터 가상화폐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지난 4분기 5억5700만달러(약 7400억원) 순손실을 봤다.
월가 기대를 뛰어넘은 실적에도 이날 코인베이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8% 하락한 62.0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일 기록했던 올해 최고치보다 24% 낮다. 업황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장 분위기가 문제였다.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시장의 예측 불가능성을 고려하면 올해 남은 기간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며 “시장이 약세일 때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현금 보존과 사업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거래 열기가 식고 있다는 통계도 나왔다. 이 업체의 월평균 거래 서비스 사용자 수는 지난 4분기 830만명으로 직전 분기보다 20만명 줄었다. 거래량(1450억달러)도 직전 분기보다 9% 줄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11월 경쟁사였던 FTX가 무너지고 올 들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강화 우려가 커지면서 사업 확대에 애를 먹고 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스테이블코인 관련 암호화폐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미국 당국의 노력을 언급하면서 “정책이 올해 자신의 최우선 순위 (관심사)”라고 언급했다.
댄 돌레브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인베이스의 이번 수익은 전분기 대비 8000만달러 늘어난 이자 수입에서 비롯됐다”며 “이건 지속 가능성이 낮은 수익일 뿐 아니라 코인베이스의 핵심이 아니다”고 짚었다. 돌레브 애널리스트는 코인베이스에 투자의견으로 ‘하향(underperform)’ 평가와 함께 목표가 30달러를 유지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