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중인 SK네트웍스가 기술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를 늘려 기존 사업과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괜찮은 기술기업을 초기에 발굴하면, 국내 투자자들도 연계시켜 성과를 나누는 방안도 추진한다.
SK네트웍스 지난 21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글로벌 투자 현황과 향후 방향성을 업계 관계자들에게 알리는 글로벌 투자사업 설명회를 열었다고 22일 발표했다.
올해 처음 시행된 행사엔 이호정 총괄사장과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 등을 비롯해 크레이그 루프 사반토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매트 스컬린 마이코웍스 대표, 스티브 장 킨드레드벤처스 대표 등 글로벌 투자업계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고 SK네트웍스는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2021년부터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미 2018년부터 한국 식품 유통스타트업인 컬리에 234억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외 20여개 기술기업에 2100억원가량을 투자한 상태다. 투자 기업 중엔 핀테크(Chai) 인공지능기반솔루션(Standard Cognition) 트랙터 무인자동화 솔루션 개발(Sabanto) 등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투자성과도 나쁘지 않아 작년 말 기준으로 30%를 웃도는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성과가 양호한 것은 스타트업이 시작하는 초기단계에 투자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SK㈜에서 그룹의 첫 미국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했던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의 네트워크가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초기 스타트업이 유망하다고 판단이 되면 최 사업총괄 사장이 한명 한명 관련자들을 직접 만나기 시작했다"면서 "이렇게 창업자 투자자 법률 전문가 등 220여명으로 구성된 하이코시스템(Hicosystem)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여기에서 이름을 따 2020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하이코 캐피탈(Hico Capital)’을 설립하고 현지 투자를 적극 늘렸다.
SK네트웍스는 이날 행사자리에서 펀드보다 향후 기술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를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의 기술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는 △디지털 전환 △웹3 △지속가능성에 초점에 맞춰질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를 통해 SK네트웍스의 미래사업을 연결시키고, 회사의 가치를 키우겠다는 목표다. 기술기업 발굴시 국내 투자자와 연결시켜 성과를 나누겠다는 방침도 전했다.
최 총괄 사장은 “투자 네트워크와 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글로벌 혁신 가속화에 기여하고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며 “하이코캐피탈이 미국 초기기업 투자에 관심 있는 이들과 미래 비전 및 투자 성과를 나누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글로벌 투자 공동체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