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4~5월 러시아서 푸틴 만난다"…중재자 나서나

입력 2023-02-22 11:15
수정 2023-02-22 11:18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르면 4월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이란 보도가 나왔다.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앞두고 결정적인 중재자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시 주석은 몇 개월 안에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4월 또는 러시아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승리를 축하하는 건승기념일(5월 9일)을 전후로 5월 초 방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3월에는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시 주석의 출국이 쉽지 않다.

중러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다자 평화 대화를 촉구하고 핵무기 사용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중국은 최근 분쟁 종식을 위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중국 외교부는 전날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GSI)' 관련 문건을 내놓았는데, 여기에는 패권주의와 냉전사고를 반대하면서도 핵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담았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지난 18일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을 만나 “우리는 우크라이나 위기가 장기화하고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훙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환구시보에 "중국이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와 교류하는 것은 평화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중국의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그동안 러시아를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보여 서방국의 질타를 받아왔다. WSJ은 "중국의 입장이 보다 중립적으로 전환하는 것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앞두고 만나 '한계 없는' 우정을 약속했던 것에서 상당히 중요한 변화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왕 위원은 전날 러시아에 도착했다. 러시아 국가안보회의는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서기가 왕 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우선순위라면서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