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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뉴욕 증시에서 리튬 주식들이 평균 9% 이상씩 하락했다. 이는 세계 최대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업체이자 리튬 채굴업체인 중국의 CATL이 리튬 가격을 인하하기로 한 발표 때문이었다.
21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CATL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들어가는 탄산리튬 가격을 현재의 절반가도 안되는 미터톤당 20만 위안으로 책정한 것이 리튬 주식의 하락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17일에 뉴욕 증시에서 앨버말(ALB) 리벤트(LTHM) , 피트몬트리튬(PLL) , 리튬아메리카(LAC) 주가는 평균 9.7% 하락, 66억달러의 시가총액이 소멸됐다.
그러나 마켓워치는 이번 결정에 따른 더 큰 위험은 리튬 생산업체보다는 배터리 생산업체와 테슬라(TSLA)나 중국 비야디처럼 전기자동차 업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과 시티 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중국내 전기자동차 업체들에게 배터리의 50%는 미터톤당 20만위안(30,000달러)에, 나머지는 현물 시장 가격으로 탄산리튬을 공급하기로 했다. 현재 현물 가격은 미터톤당 약 428,000위안, 약 $64,000에 달한다. 리튬 가격은 EV 수요 증가로 몇 년사이 9배나 상승했다.
CATL은 자체 채굴을 하기 때문에 마진율을 낮춰도 다른 배터리 제조업체보다 유리한 입장이다. CATL이 채굴하는 리튬량은 전 세계 리튬 공급량의 10% 미만이다.
시티의 분석가 잭 섕은 CATL이 중국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할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ATL은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BYD를 제외한 중국 EV업체용 배터리 시장의 68%를 공급하고 있다.
CATL의 가격 할인이 전해진 후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과 일본 파나소닉 등 아시아 배터리 업체 주식은 평균 4%씩 하락했다.
그러나 JP모건 분석가 루카스 페레이라는 "리튬 가격은 궁극적으로 리튬 공급 및 수요 역학의 함수가 되어야 하며 향후 3년간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티의 분석가 제프 정에 따르면, CATL의 가격 인하는, 배터리 시장 점유율 유지와 함께 현재 중국 EV 산업이 직면한 공급 과잉과 배터리 가격 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터리 업계의 마진은 낮추는 동시에 전기자동차 가격에서 최소 수백 달러의 추가 가격 인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내 전기차 시장은 공급과잉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테슬라가 시작한 중국내 판매가격 인하로 비야디, 니오, 리오토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도 가격 인하에 나섰다. 이는 전기차 수요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으나 분명한 것은 마진 하락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CATL의 가격 인하가 리튬 채굴업체에 얼마나 피해를 줄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마켓워치는 밝혔다. 이미 앨버말은 장기적으로 자동차 업계에 리튬을 미터톤당 20,000달러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