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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로켓배송 출시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한 쿠팡이 4분기에도 흑자를 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021년과 지난해 '손절'에 나섰던 월가 큰손들은 다시 쿠팡 매입에 나서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는 0.04~0.05달러였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이 월가 컨센서스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의 예상을 깨고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490억원, JP모건은 368억원의 적자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038억원의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쿠팡이 로켓 배송을 위한 물류 시스템의 정비를 마무리한 단계인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흑자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쿠팡 주식에 대해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내고 향후 1년간 주가가 24.25달러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주가 대비 53% 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의 주가는 올해 5.7% 올라 현재 15.77달러다. 바클레이즈는 “쿠팡은 아마존, 음식배달 앱 도어대시, 신선식품 배달 앱 프레시 다이렉트를 모두 합쳐놓은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자 대형 기관들의 매입 행렬이 나타나고 있다.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세계 최대 연기금 펀드인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은 지난해 4분기 쿠팡 주식 1324만1623주를 주당 14.71달러에 사들였다. 총 1억9478만달러(약 2520억원) 규모다. NBIM은 2년 전인 2021년 3월 쿠팡 상장 직후 약 239만주를 매수했지만 1년 만에 모두 처분했다. 쿠팡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다시 투자에 나선 셈이다.
블랙록과 밀레니엄 매니지먼트 등 대형 자산운용사 및 헤지펀드들도 작년 4분기 쿠팡 주식을 추가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록이 704만7491주, 밀레니엄 매니지먼트가 715만1964주를 추가 매수했다. 이밖에도 샌드 캐피탈(1080만주), 제인스트리트(495만3720주) 등도 보유 지분을 크게 늘렸다. 지난 4분기에만 최소 1조원 이상의 투자금이 쿠팡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