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가 개발 중인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임상시험 결과가 목표를 일부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험 결과가 공개된 뒤 모더나 시가총액은 하루 새 2조 8000억원가량 증발했다. 실망한 투자자들이 매도 행렬에 합류해서다.
21일 미국 바이오 전문매체 바이오 센추리는 모더나의 계절 인플루엔자 후보 ‘mRNA-1010’이 인플루엔자 B 계통에 대해 면역원성을 나타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모더나는 이번 3상 시험을 위해 아르헨티나, 호주 등 남반구 전역에서 6102명에 해당 백신을 접종했다.
모더나는 WHO(세계보건기구) 권고에 따라 독감 백신인 mRNA-1010을 연구해왔다. 겨울 인플루엔자 백신은 A형 인플루엔자 두 가지(H3N2,H3N2)와 B형 계열 두 가지(야마가타, 빅토리아)에 대응하려 4가 백신을 개발했다.
모더나에 따르면 A형 인플루엔자에 대해서는 충분한 면역원성을 나타냈고 비열등성을 보여 주요 효능평가 기준을 충족했다. 우수성과 안정성이 검증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B형 계열인 B/야마가타와 B/빅토리아 시험에선 비열등성을 충족하지 못했다. 접종 후 면역 효과가 크지 않았다.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된 뒤 지난 17일 뉴욕증시에서 모더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71달러 떨어진 주당 166.6달러에 장 마감했다. 하루 새 시가총액 22억달러(약 2조8534억원)가 감소했다.
스티븐 호지 모더나 사장은 "이번 임상 시험에서 mRNA를 통해 인플루엔자 부담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진전을 보였다"며 "젊은 층에서 더 흔한 B형 인플루엔자 대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지만, 면역 반응을 향상할 수 있는 백신을 이미 업데이트했다"고 했다.
모더나에 따르면 올해 확인된 인플루엔자의 99%는 A형 바이러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반구 국가에서 mRNA-1010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바이오 센추리는 이 백신의 유효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 결과가 나오는 첫 중간 분석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고 짚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올해 1분기 안에 나올 예정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