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23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안’을 통해 작년보다 대당 보조금을 최소 20만원 이상 줄이고, 수입 전기차는 실질적으로 더 깎기로 했다. 미국 등이 자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국내에서 역차별 논란이 일어난 데 따른 개편안이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6와 테슬라 모델 3·Y의 보조금 격차는 420만원까지 벌어졌다.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는 전기승용차는 지난해 5500만원 미만에서 올해 5700만원 미만으로 가격 기준이 상향 조정됐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배터리 가격 인상 등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5700만원 이상, 8500만원 미만 전기승용차에는 보조금이 절반만 지원된다. 8500만원이 넘으면 아예 받지 못한다.
보조금의 핵심인 연비·주행거리에 따른 ‘성능보조금’ 상한은 중대형이 최대 500만원으로 정해졌다. 작년(600만원)보다 100만원 줄었다. 같은 성능이라도 애프터서비스(AS)센터 등 사후관리 역량에 따라서도 보조금이 달라진다. 직영 AS센터를 운영하고, 정비 이력 전산 관리 시스템을 갖췄다면 ‘1등급’으로 성능보조금이 모두 지급된다.
성능보조금 외 이행보조금(140만원), 충전인프라보조금(20만원), 혁신기술보조금(20만원) 등 총 180만원의 인센티브가 추가 지급된다. 이행보조금은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 대상 기업 중 목표 달성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충전인프라보조금은 ‘3년 내 급속충전기 100기 이상을 설치한 제조사’만 받을 수 있다. 혁신기술보조금은 올해의 경우 전기차에서 전기를 끌어다 쓸 수 있는 ‘V2L’ 기능을 적용한 차량이 지급 대상이다.
성능보조금과 인센티브를 모두 더하면 최대 68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6, 기아 EV6 등이 대표적이다. 작년보다는 20만원 줄었다. 지난해 315만원을 받았던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 보조금은 260만원으로 55만원 깎였다. 현대차·기아와의 보조금 격차는 385만원에서 420만원으로 35만원 더 벌어졌다.
현대차·기아 다음으로 보조금이 많은 차량은 한국GM의 볼트 EV와 EUV다. 두 모델 모두 64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쌍용차의 코란도 E-모션은 608만원으로 책정됐다. 가격이 비싼 제네시스 GV70와 GV60는 300만원대 초·중반 수준을 받을 수 있다.
수입차 대부분은 200만~300만원 수준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메르세데스벤츠 EQA와 EQB는 270만원 안팎, BMW i3와 i4는 300만원 안팎으로 결정됐다. 아우디 Q4는 253만원을 받을 수 있다. 볼보 C40와 XC40는 200만원 수준에 그쳤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