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디스플레이 시장이 부침을 겪자 바닥을 쳤던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올해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실적이 단기간에 회복되긴 어려워 추가 매수엔 주의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디스플레이는 890원(5.86%) 오른 1만6070원에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69억원, 67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홀로 24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며 TV와 스마트폰, 노트북 등 IT(정보기술) 기기의 수요가 감소했다. 수요가 감소하자 판가와 출하량이 떨어졌고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은 직격탄을 맞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영업 적자를 기록해 연간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지난해 2만4000원대로 출발한 주가도 1년 사이 반토막이 났다.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올해 들어 반등하고 있다. 연초 대비 29.08% 상승했다. 1만2000원대에서 시작했던 주가는 1만6000원 선에 올랐으며 시가총액도 4조4727억원에서 5조7501억원으로 늘어났다.
LG디스플레이가 강세를 보인 배경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아이폰에 탑재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해왔지만, 애플이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LG디스플레이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내년 출시될 아이패드에 LG디스플레이의 OLED가 대량으로 공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 하반기 대형 OLED(WOLED) 수요 회복 가능성 등이 반영돼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고부가 분야에 집중해 사업구조를 혁신하겠다"며 지난해 말부터 7세대 LCD TV 패널 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기관의 '사자'세도 상승 랠리에 힘을 보탰다. 기관 투자자는 지난 7일부터 전날까지 10거래일 연속 LG디스플레이를 순매수했으며 순매수액은 322억원이었다. 지난주(13~17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기관 순매수 순위 5위에 올랐다.
다만 실적이 빠르게 회복되긴 어려워 투자엔 주의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올해 1분기 PC 수요가 부진해 IT용 패널의 출하량이 감소할 것"이라며 "7세대 TV 패널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고정비도 실적에 부담"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LG디스플레이가 1분기 1조30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는 전날 LG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전년보다 12.5% 감소한 26조1518억원이었다. 영업 손실 전망치는 1조2696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