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6개월 연속 금리 동결…부양보다 환율방어 택했다

입력 2023-02-20 18:01
수정 2023-02-21 01:32
금리 인하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중국이 기준금리를 6개월 연속 동결했다. 미·중 금리 차 확대와 이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및 환율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을 경계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중국 특유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가 2월에도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인하 후 여섯 달 연속 동결이다. 현재 일반대출 기준인 1년 만기 LPR은 연 3.65%, 주택담보대출 기준인 5년 만기는 연 4.30%다.

인민은행이 동결을 선택한 것은 미·중 금리 차 확대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연 4.50~4.75%로 올렸다. 1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넘어서면서 3월에 0.5%포인트 인상의 ‘빅스텝’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위안화 환율도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 외환시장(역내시장)에서 위안·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7%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하던 추세가 뒤집힌 것이다. 중국의 정찰 풍선으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것도 위안화 약세 이유로 꼽힌다.

중국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869억위안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해 ‘제로 코로나’ 방역에 따른 경기 침체, 위안화 가치 하락 등의 원인으로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 연속 중국 채권을 순매도했다. 12월 172억위안의 ‘반짝 순매수’에서 올 1월 다시 매도세로 돌아섰다.

주식시장에선 외국인의 기록적인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선언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석 달 동안 3720억위안어치를 사들였다. 지난달 순매수는 1777억위안으로 역대 최대였다. 하지만 이달 순매수 규모는 450억위안으로 줄었다.

외국인 투자자가 주로 참고하는 MSCI중국지수는 작년 10월 말 42.3에서 지난달 말 72.3으로 50% 넘게 뛰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다시 6%가량 떨어져 17일 기준 67.7에 머물러 있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중국 증시가 이른 시일 안에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이날 보고서를 통해 주장했다. MSCI중국지수 연말 전망치는 현재보다 24% 높은 85로 제시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