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인데 3승 쓸어담은 람…우즈도 "세계 최고의 선수" 찬사

입력 2023-02-20 18:30
수정 2023-03-22 00:01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한 시즌 최다승은 샘 스니드가 1945년에 기록한 18승이다. 골프가 대중화되지도 않았고, 선수층도 얇았던 시절이었기에 나올 수 있는 숫자다.

세계 최고 골프선수들이 겨루기 시작한 1990년 이후 PGA투어에서 한 선수가 한 시즌에 거둔 최다승은 9승이었다. 2000년 타이거 우즈와 2004년 비제이 싱이 각각 달성했다. 2010년대에 들어선 5승이 최고치였고, 3승만 해도 ‘다승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춘추전국시대’였던 PGA투어가 올해는 ‘1인 천하’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욘 람(29·스페인·사진 왼쪽)이 독보적으로 질주하고 있어서다. 2월인데 벌써 3승을 쓸어 담았다. 여섯 경기에 출전해 세 번 우승했으니, 승률이 50%인 셈이다.

람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CC(파71·7322야드)에서 열린 대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로 우승했다. 이 대회 호스트인 우즈는 “람이 현재 세계 최고 선수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람은 이번 우승으로 지난 1월 센트리 챔피언스 토너먼트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이어 올 들어서만 3승을 거뒀다.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은 이미 넘어섰다. PGA투어에서 3월이 되기 전에 3승을 올린 건 1975년 조니 밀러 이후 48년 만이다. 2000년의 우즈와 2004년의 싱도 이렇게는 못 했다.

람의 최대 무기는 기복 없는 경기력이다. 올 들어 출전한 PGA투어 6개 대회에서 모두 ‘톱7’에 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한 맥스 호마(33·미국)는 “람은 우즈를 제외하면 내가 본 선수 중 가장 꾸준한 선수”라고 했다.

돈도 쓸어 담고 있다. 람은 올 시즌 6개 대회에서 986만4750달러(약 127억6000만원)를 상금으로 받았다. 시즌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1000만달러 클럽’ 가입을 눈앞에 뒀다. 커리어 통산 상금 순위에서는 4488만8792달러로 전체 15위로 도약했다.

세계랭킹 3위였던 람은 이번 우승으로 1위 자리도 탈환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지난주 세계 1위에 올랐던 스코티 셰플러(27·미국)는 공동 12위(8언더파 276타)에 그치면서 1주일 만에 2위로 밀렸다. 람은 “지금의 상승세를 유지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