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뒤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임차료, 물품 대금 미납 등으로 1400만달러(약 182억원) 규모의 민사소송을 당했다. 소송 대상에는 머스크를 환영하기 위해 트위터가 준비한 ‘호화 선물’ 미납분까지 포함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인수한 뒤 수개월 동안 트위터가 최소 민사소송 9건의 피고가 됐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중에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하기 며칠 전, 트위터 마케팅팀이 ‘일론을 위한 스웩 넘치는 선물상자(swag gift box for Elon)’를 주문해 수령했으나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업체의 소송도 있다. 이 선물상자에는 가격이 250달러(약 32만원) 이상인 양말, 일본 위스키, 봄버 재킷 등이 담겼고 총가격은 7000달러(약 908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맞춤형 상품을 의뢰하는 마케팅회사에 이 선물상자 제작을 의뢰했으나, 이를 포함해 총 40만달러(약 5억원)를 미납하면서 소송을 당했다.
트위터는 본사 사무실 등의 임차료도 내지 않아 소송을 당했다. 트위터가 미납한 임차료는 680만달러(약 88억원)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트위터 임원이 탑승한 전세기 이용료 19만7725달러(2억5600만원)도 내지 않아 소송을 당했다.
머스크가 인수한 뒤 트위터가 고강도 ‘짠물 경영’을 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추측이 나온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440억달러(약 57조원)를 투입해 트위터를 인수한 뒤 임직원을 대규모로 해고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다. WSJ은 “머스크는 과거 테슬라가 현금 부족에 시달렸을 때도 공급업체 등을 압박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위터가 피소된 9건 중 한 건은 최근 원고가 취하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