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20일 09:4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장비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대보마그네틱이 경영권 매각에 나섰다. 매각 규모는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보마그네틱은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경영권 지분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2차전지 장비 기업에 관심이 있는 국내외 기업과 사모펀드(PEF)들을 대상으로 접촉 중이다.
매각 대상은 대보마그네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이다. 대보마그네틱을 창업한 이준각 대표는 지분 22.2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대표의 아내인 이연재(16.70%), 딸 이환희(6.37%) 등의 지분까지 포함하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약 46%에 이른다.
회사 시가총액이 5164억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들 지분가치는 시가로 약 2400억원 규모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매각 규모는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이준각 대표의 아들인 이상익 각자 대표이사가 보유한 지분은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상익 대표는 2020년 10월 이준각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에 오르며 2세 경영체제를 알렸지만 이달 초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사임과 함께 이달 8일 시간외매매로 87만주(주당 6만4530원), 9일 장내매도로 8763주(주당 7만2154원)를 처분하면서 567억원을 현금화했다. 현재 남은 지분율은 1.51%다. 경영권 매각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선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해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보마그네틱은 앞서 PEF의 투자를 이끌었던 전례가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독립한 이준상 대표와 SG PE 출신 현상진 대표가 설립한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제이앤PE)가 주주로 참여했다가 2년 만에 투자를 회수했다. 제이앤PE는 2019년 240억원 규모로 전환사채(CB)를 발행, 조금씩 분할 매도하다가 2021년 내부수익률(IRR) 28.9%로 대보마그네틱 펀드를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6년 개인사업으로 시작해 1994년 법인으로 전환한 대보마그네틱은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2차전지 소재와 셀 공정에 사용되는 자석과 자석응용기기를 제작·판매, 배터리 전자석탈철기(EMF) 분야 1등 기업이다. 주요 고객으로 LG화학,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중국 BYD 등 배터리 소재 및 셀 회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1071억원, 영업이익 266억원을 냈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이었던 2020년엔 각각 429억원과 5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149%, 362% 오른 수준이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밸류체인에 투자가 늘면서 배터리 제작이 필요한 장비인 EMF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