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전 세계 산업의 화두가 된 가운데, 챗GPT의 기반이 되는 '초거대 AI'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특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초거대 AI는 기계학습에 동원되는 파라미터(인간 뇌세포의 시냅스에 해당)가 수천 억~수 조 개 이상으로 무수히 많은 AI를 말한다. 인간 뇌 시냅스는 1000조 개가 넘는다. AI의 파라미터 숫자가 이에 근접하면 사람과 유사한 추론과 판단 등을 할 수 있다.
특허청은 지식재산 출원 상위 5개국(IP5:한국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에 출원된 초거대 AI 특허 수가 2011년 530건에서 2020년 1만4848건으로 10년간 약 28배 증가했다고 19일 밝혔다. 연 평균 증가율이 44.8%에 달한다. 최근 5년(2016~2020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61.3%로 더 빨라졌다. 2016년 '알파고' 쇼크 이후 AI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진 결과로 분석됐다.
초거대 AI 특허는 데이터 생성 기술(데이터 가공, 생성적 증강, 통계적 증강)이 69.3%로 대부분이다. 멀티모달 등 학습모델(25.8%), 텍스트나 이미지 출력 등 특화서비스(16.4%)가 뒤를 이었다. 학습모델 특허 출원이 최근 5년간 연평균 126.3%씩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2020년 출원 기업을 보면 삼성그룹이 1213건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IBM(928건)과 구글(824건), MS(731건)와 중국 바이두(572건) 순이다. 일본 캐논(569건), 중국 텐센트(549건), 독일 지멘스(484건), 미국 인텔(478건)이 뒤를 이었다.
LG그룹은 384건으로 10위에 올랐다. 국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전이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36위, KAIST는 66위였다.
국가별로는 미국(1만5035건)이 가장 많았고 중국(1만3103건)이 2위, 일본(4906건)이 3위였다. 한국(4785건)은 일본에 근소한 차이로 뒤져 4위에 올랐다.
특허청 관계자는 "초거대 AI는 전·후방 산업에 파급력이 큰 기술로 한국의 신성장 동력"이라며 "기업들이 초거대 AI 관련 신기술을 개발할 때 필요한 특허 동향 정보를 지속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