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이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자 “사용자 개념을 무한정 확대하고 사업장 점거, 생산 방해 등 노조의 불법파업을 보호하는 법안 추진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등 경제계 관계자들이 법안심사소위가 열린 국회를 찾아 부당함을 호소했지만 회의장에 입장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총과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산업현장 갈등과 불법을 부추기고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더 위축시킬 법안”이라며 “시급한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경제계는 ‘근로조건에 사실상의 영향력이 있는 자’로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는 노조법 2조 개정안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 내용이 그대로 통과되면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지주회사에까지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 부회장은 “이를 거절하면 부당노동행위로 최고경영자가 처벌받는다”며 “원청업체가 수백 곳의 하청업체 노조와 단체교섭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개정안은 투자 유치와 조직 통폐합 등 고도의 경영상 판단과 정치적 이슈까지 쟁의행위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어 노조의 정치적 파업에 기업이 몸살을 앓을 것으로 우려된다. 또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해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이 심화할 전망이다.
경총은 입장문에서 “국회는 기존 노사관계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불법파업 조장법’인 노조법 개정안 처리 시도를 지금이라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총 관계자는 “최근 설문조사에서 국민의 80.1%가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제한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며 “입법 과정에서 전문가 검토, 현황 조사, 국제 비교 등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단체장들은 오는 20일 국회에서 노조법 개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