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이 메탄올 추진선을 수주하며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나섰다. 대형 상선에 적용된 기술이어서 LNG에 이은 새로운 친환경 연료 시장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HJ중공업 조선부문은 HMM과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했다고 15일 밝혔다. 수주 금액은 3167억원 규모다.
HJ중공업에 메탄올 추진선 수주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해상 탄소 중립 정책과 탈탄소 선박 발주에 대응하기 위해 LNG 이중연료 추진선을 비롯한 친환경 기반 컨테이너 운반선 개발에 힘썼다.
메탄올은 기존 석유계 연료에 비해 질소산화물은 80%, 황산화물은 99%까지 줄일 수 있다. LNG를 넘어 탄소중립이 가능한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료로 떠오르고 있다. 메탄올의 주원료인 천연가스 생산량이 늘면서 생산 단가도 낮아져 선사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LNG를 선박 연료로 사용하려면 영하 162도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 저장, 이송해야 하는 데 비해 메탄올은 상온과 일반적인 대기압에서 보관이나 운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료 공급도 대형 인프라 투자 없이 기존 항만 설비를 개조해 활용할 수 있다. 배출되었을 때도 자연 분해되어 해양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번 성과를 통해 HJ중공업은 대형조선사에 견줄만한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보유했음을 입증하며 컨테이너선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선박 건조에 수반되는 각종 부자재 발주를 통해 부산 지역 경제와 조선기자재 산업에도 단비가 될 전망이다.
HJ중공업 관계자는 "탈탄소 시대를 맞아 다양한 선박 연료가 적용되면서 선주사의 친환경선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며 "메탄올 추진선을 비롯해 탄소제로를 구현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력을 축적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