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길로연구소는 TGF-β 억제제 백토서팁과 PRMT5 활성 억제제 'T1-44' 병용 투여시 췌장암의 전이가 억제되고, 종양 크기가 감소해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영국 옥스퍼드대, 메드팩토 및 테라젠바이오와 공동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세포 사멸과 질병(Cell Death & Disease)'(IF 8.469 ) 14호에 게재됐다.
PRMT5은 암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효소로 알려졌다. 췌장암을 비롯해 다양한 암에서 과발현되고, PRMT5의 발현이 높은 환자의 경우 예후가 나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때문에 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가 많은 회사에서 개발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연구진은 전이와 관련한 주요 기전인 TGF-β 신호전달 체계를 조절할 수 있는 백토서팁과 T1-44의 병용 치료 효과를 연구했다.
T1-44는 종양생물학의 권위자인 옥스포드대의 닉 라탕 교수가 개발했다. 연구진은 T1-44와 백토서팁을 병용했을 때의 항암 효과를 췌장암 세포 이식을 통해 제작한 췌장암 생쥐 모델에서 확인했다.
연구 결과 백토서팁과 T1-44를 함께 투여했을 때 T1-44의 단독 투여 시보다, 전이가 줄어들어 생쥐의 생존율이 60% 가량 증가했다. 또 T1-44 단독 처리 시와 비교할 때 종양의 크기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했다. 백토서팁이 종양 주변의 미세환경을 조절해 항암제의 효과를 높인 결과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백토서팁과 T1-44의 병용 투여군에서 암의 진행에 관련한 유전자들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암세포의 이동능력, 세포 사멸 과정, 세포 외 기질 등에 관련한 유전자들의 변화가 뚜렷했다. 특히 종양 억제 유전자로 알려진 BTG2의 발현이 병용 투여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김성진 길로 연구소장(메드팩토 대표)은 "백토서팁과 T1-44의 병용요법은 종양 억제 유전자인 BTG2의 발현을 증가시켜, 췌장암 생쥐 모델의 생존율을 효과적으로 높였다"며 "이 병용요법이 췌장암 환자 치료에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