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금리 인상을 이어갈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발표한 직후 나온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이다. 지난 1월 CPI 상승률은 6.4%로 시장 예상치인 6.2% 보다 높았다.
그러자 미국 중앙은행(Fed) 고위 인사의 입에서 인플레이션을 잡을 때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란 말이 나왔다. 로건 총재는 올해 Fed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필요한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CPI 상승폭은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하지만 지난달 CPI 상승률은 여전히 Fed의 목표치(2%) 보다 높아 '물가와의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지난달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5.5%)를 웃돌았다.
이날 다른 Fed 고위 인사들도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지만 속도가 빠르지 않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지속된다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느린 속도로 둔화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5% 이상으로 인상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5~4.75%에 달한다.
'Fed 3인자'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견고한 노동시장이 임금을 끌어올려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날 "노동시장의 강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돼 더 높은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는 위험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Fed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은 87.8%(현지시간 14일 오후 7시30분 기준)에 달한다. 오는 5월 FOMC 회의에서 0.25% 금리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은 71.7%로 집계됐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