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15일 증권가에서는 2022년 사상 최대 매출을 낸 데 이어 올해도 매출 성장은 이어가겠지만,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GC녹십자의 2022년 4분기 매출은 4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하며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영업손실은 224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컨센서스 76억원보다 손실폭이 컸다.
연구개발(R&D)과 판매관리 비용이 증가하면서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상포진 백신(CRV-101)의 미국 임상 2상 진입으로 작년 4분기 R&D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한 580억원을 기록했다”며 “판관비는 1477억원으로, 인센티브 지급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다”고 말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녹십자의 비용 집행 추세를 볼 때 향후에도 매년 4분기 영업손실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4분기 판관비는 1~3분기 평균 대비 약 300억원 증가하고, R&D 비용은 100억원 증가했다”고 전했다.
2022년 연간 실적으로는 매출이 전년 대비 11.3% 증가한 1조7113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3년에도 매출은 증가하겠지만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권 연구원은 “전날 GC녹십자가 제시한 2023년 목표(가이던스)에서 매출은 약 10% 증가하지만 이익 증가는 거의 없을 것으로 발표했다”며 “헌터라제 및 IVIG의 해외 판매 증가가 매출 성장을 이끌겠지만, 비용 증가와 연결 대상인 지씨쎌의 성장 정체로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진출해 성장 동력(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혈액 제제 ‘IVIG-SN 10%’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실사 일정이 확정됐다.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판단이다. 오 연구원은 “FDA 실사를 거쳐 2023년 하반기에 FDA에 허가를 신청하고, 내년 상반기 중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상포진 백신의 초기 임상 데이터는 내년 상반기 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더믹)과 GSK의 ‘싱그릭스’ 출시 이후 시장성이 높아진 대상포진 백신 시장을 겨냥한 CRV-101은 2상 투약이 끝나 마무리 단계”라며 “3상 시작은 2023년 하반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수두백신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제(PQ)를 올해 안에 획득해,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GC녹십자에 대해 목표주가 18만원을 유지했고,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각각 15만원, 16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