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340억 수익 은닉'…檢, 김만배 구속영장 청구

입력 2023-02-14 18:28
수정 2023-02-15 00:38
검찰이 ‘대장동 민간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가 은닉한 범죄수익이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이들에게 흘러 들어갔다고 판단한 검찰이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14일 김씨에 대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장동 개발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범죄수익 340억원을 수표로 찾아 차명 오피스텔, 대여금고에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법원의 추징보전명령이 이뤄진 뒤 집행에 대비해 동창 박모씨에게 142억원 상당의 수표 실물을 숨기게 한 혐의(증거은닉교사)도 있다. 검찰은 김씨가 2021년 9월께 인테리어 업자 김모씨에게 대장동 사건의 증거가 저장된 본인의 휴대폰을 불태워 버리게 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적용했다.

검찰은 지난달 김씨의 범죄수익 275억원 은닉을 도운 혐의로 그의 측근인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와 이사 최우향 씨를 구속기소했다. 이후 추가 수사를 통해 은닉 수표 65억원어치를 찾아내 구속영장 혐의 사실에 포함했다.

검찰 관계자는 “50억 클럽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선 방대하고 치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번 구속영장 청구도 자금 추적 등 기초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로비의혹 수사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대장동 사업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법조계와 정치권 등 유력 인사에게 50억원 제공을 약속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 법원은 곽상도 전 의원에게 지난 8일 무죄를 선고했다.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다 퇴사한 뒤 받은 퇴직금 50억원(세금 등 제외 25억원)이 알선 대가나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로 인해 ‘부실수사’ ‘부실재판’ 논란이 불거졌다. 검찰은 “제반 증거와 법리에 맞지 않는다”며 13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만배 씨의 불법자금을 추적해 (50억 클럽) 관련자에게 흘러 들어간 자금이 있는지 계속해서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도 높은 구속수사를 통해 대가성 등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조만간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진행된 수사 내용과 두 차례 출석조사를 종합 검토해 금명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필요성과 추가수사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