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성과급 총액이 1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 돈 잔치’ 행태를 지적한 가운데 금융당국도 성과급 등 은행의 성과보수 체계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14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2022년 성과급 총액은 1조38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조193억원)보다 35.6%(3630억원) 증가했다. 농협은행이 670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국민은행(2044억원) 신한은행(1877억원) 하나은행(1638억원) 우리은행(1556억원) 순이었다.
농협은행은 “고정 임금인 정기상여금이 성과급에 포함된 수치로 실제 총급여는 5대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농협은행의 2021년 직원 평균 총급여(성과급 포함)는 1억162만원으로 국민(1억1074만원) 신한(1억529만원) 하나(1억525만원) 우리(1억171만원) 등 5대 은행 중 가장 적었다.
임원 1인당 성과급은 국민은행이 2억1600만원으로 최대였다. 이어 신한(1억7300만원) 하나(1억6300만원) 우리(1억400만원) 농협(4800만원) 순이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3조8482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만큼 작년 말과 올해 초 지급된 2023년도 성과급은 전년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5대 은행은 노사 합의를 통해 기본급의 300~4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성과급 제도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임원 회의에서 “은행의 성과평가체계가 단기 수익지표에 편중되지 않고 미래 손실 가능성과 건전성 등 중장기 지표를 충분히 고려하도록 하는 등 미흡한 부분은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회사 임원의 성과급 규모와 산정 기준을 외부에 공시하는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