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잔치 안 된다"…尹 한마디에 잘나가던 은행주 '멈칫'

입력 2023-02-13 14:35
수정 2023-02-13 15:05

윤석열 대통령이 역대 최대 규모의 수익을 올린 은행들에 대해 "돈 잔치는 안 된다"며 비판한 가운데 은행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오전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며 "수익을 어려운 국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 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에 쓰는 것이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고금리 여파로 서민과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 반면 은행들은 역대 최고치의 실적을 낸 상황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은행주는 동반 하락 중이다. 이날 오후 2시 4분 현재 KB금융의 주가는 전일 대비 0.72% 떨어진 5만5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하나금융지주(-0.10%), 신한지주(-0.36%), 카카오뱅크(-2.63%) 등도 줄줄이 마이너스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지주만 나 홀로 1.66% 상승 중이다.

은행주는 올해 들어 15% 안팎의 급등세를 보였다. 연초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은행의 배당 확대를 요구하며 주주행동 캠페인을 벌인 게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은행주 매수가 이어지며 주가가 치솟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은행들 돈 잔치' 발언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 공익성 역할이 강조되는 등 규제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라면서도"주주환원율 확대가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매수세를 유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병준 기자 r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