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엿새째인 12일 12세 소녀가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지진 발생 147시간 만이다.
튀르키예 일간지 데일리사바(Daily Sabah)는 이날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에서 12세 소녀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하타이주는 튀르키예 내에서도 지진 피해가 극심한 곳이다.
'쿠디'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할머니와 함께 구조됐다. 생존자 수색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기적적인 생환 소식이 들리자 현장에선 "할레루야!" "쿠디는 우리의 사랑입니다"라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고 CNN은 전했다. 쿠디와 그녀의 할머니는 붕괴된 건물 아래 피신할 수 있는 좁은 공간을 발견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구조 당시 쿠디가 처음으로 한 말은 "너무 더러워졌다. 튀르키예식 목욕탕에 데려가달라"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쿠디는 안도와 기쁨이 뒤섞인 미소를 머금은 채 들것에 실려 나왔다.
이에 앞서 하타이주에선 35세 남성이 6층짜리 아파트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고 CNN은 보도했다.
하지만 "생존자를 찾았다"는 외침은 갈수록 뜸해지고 있다. '골든타임'인 72시간이 지난 데다 영하권 추위으로 실종자들이 잔해 속에서 버티기 힘들어지고 있는 탓이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3시(한국 시간 오후 9시) 기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3만 명에 육박한다고 알자지라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망자 수는 최소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인한 튀르키예의 경제적 손실이 840억달러(약 106조 7220억원)를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는 튀르키예 국내총생산(GDP)의 10% 규모라고 튀르키예 경제단체 터콘페드(Turkonfed)는 전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