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신규 게임 87개에 판호(중국 내 서비스 허가)를 내줬다. 자국 게임 규제의 집중 타깃이 됐던 1·2위 텐센트와 넷이즈는 4개월 연속 판호를 받았다. 게임산업 규제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CSMP)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중국산 게임 87종에 내자판호를 발급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중국에선 자국 게임사 게임 ‘내자판호’를, 해외 게임은 ‘외자판호’를 받아야 서비스할 수 있다.
중국은 작년 11월 70개, 12월 84개의 내자판호를 내줬다. 12월에는 17개월 만에 외자판호도 발급했다. 당시 44건의 외자판호 중 한국산 게임도 7건 들어갔다. 이어 1월 88개, 2월 87개를 추가했다. 올 들어 발급된 판호 175개는 작년 전체(468개)의 3분의 1을 넘는다.
중국은 2017년까지만 해도 연간 1만 개에 달하는 판호를 발급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2000개 아래로 축소했다. 텐센트와 넷이즈는 작년 10월까지 28개월 연속 판호를 받지 못하기도 했다.
텐센트는 중국 최고 인기 게임인 ‘왕자영요(중국판 리그 오브 레전드)’를 기반으로 한 전략게임 ‘왕자완상기’ 등 3종의 허가를 받았다. 왕자영요는 지난해 150억위안(약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빌리언셀러다.
넷이즈는 지난해 세계 9위의 매출을 올린 모바일 게임 ‘몽환서유’의 PC 버전을 승인받았다. 틱톡 운영사인 더우인은 3종, 알리바바도 1종의 게임 판호를 획득했다. 당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압박 타깃이었던 기업들이 일제히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받은 것이다.
중국은 판호 발급을 수개월씩 중단하고, 미성년자가 1주일에 3시간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제를 지속했다. 이에 지난해 중국 게임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든 2695억위안에 그쳤다. 중국 게임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여년 만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