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투자 과정에서 해외 여러 지역의 법률과 규제를 동시에 준수해야 합니다. 한·영 합작 로펌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문이죠.”
폴 젱킨스 애셔스트 글로벌 경영총괄 대표변호사(사진)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합작 로펌 설립을 통해 한국에 진출하려는 외국 기업과 해외 투자를 원하는 한국 기업 모두 적극 공략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애셔스트는 1822년 설립된 영국 로펌이다. 전 세계 30개 지역에 1800여 명의 변호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국내 중견로펌인 화현과 손을 잡고 합작 로펌 애셔스트코리아JV를 설립하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애셔스트코리아JV는 국내에서 외국 로펌과 토종 로펌이 세운 첫 번째 합작 로펌이다. 애셔스트는 이 합작로펌을 통해 앞으로 일부 분야를 제외한 한국 법 관련 자문을 할 수 있다.
젱킨스 대표변호사는 “애셔스트는 30여 명으로 꾸려진 한국 전담 법률팀을 운영하며 삼성·현대차·SK·한화·포스코그룹 등 여러 대기업을 자문해왔다”며 “인수합병(M&A)을 포함한 각종 국경 간 거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분쟁 등 기업 투자활동과 밀접한 분야에서 자문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리오프닝 흐름 속에 한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다시 증가하는 상황에 주목했다. 젱킨스 대표변호사는 “기업은 투자 과정에서 해외 여러 지역의 법률과 규제를 동시에 준수해야 하는 상황에 더 자주 맞닥뜨리고 있다”며 “이럴 때 어떻게 해야 위법 논란에 휘말리는 일을 차단할 수 있는지 조언해달라는 자문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작 로펌의 인력도 적극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애셔스트코리아JV는 애셔스트의 김경진 한국사업 대표와 김휘연 파트너변호사, 신경식·박성열 화현 대표변호사로 구성돼 있다. 서울 서초동 화현 본사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건물에 새 사무실을 구축하는 대로 증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젱킨스 대표변호사는 “파트너변호사를 포함한 여러 변호사의 한국 배치를 논의 중이며 한국인 변호사도 적극적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 로펌과의 협력이 국내 중소 로펌에 유용한 성장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젱킨스 대표변호사는 “한국 법률시장은 대형 로펌들이 오랫동안 주요 영역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폭넓은 영업망을 보유한 외국 로펌을 파트너로 끌어들이면 해외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