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4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40여년 내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외식비를 줄이기 위해 값싼 패스트푸드를 찾았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낮은 가격을 내세운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4분기 좋은 성적을 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코벨, 피자헛 등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유한 얌 브랜즈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0억2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1.31달러를 기록했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모두 월가 예상치를 웃돈 수치다.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매출 추정치는 19억2000만달러, EPS 추정치는 1.26달러였다.
멕시칸 음식점 타코벨이 실적을 견인했다. 타코벨의 4분기 동일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아침 메뉴 주문이 늘어난 데다 새로운 메뉴가 인기를 얻은 것이 주효했다. 같은 기간 피자헛 동일 매장 매출이 4%, KFC는 1% 증가했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도 4분기 매출이 59억3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57억1000만달러)를 웃돌았다. EPS도 2.59달러로 전망치(2.45달러)를 넘어섰다.
맥도날드의 글로벌 동일 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어 10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성인용 해피밀의 인기가 높았고, 스테디셀러 맥립(McRib) 샌드위치도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펩시콜라를 제조, 판매하는 펩시코 실적도 좋았다. 펩시코는 이날 4분기 매출 280억달러, EPS는 1.67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과 전망치 모두 전망치인 268억4000만달러, 1.65달러를 웃돌았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수요가 견고했다는 분석이다. 월가에선 경쟁사인 코카콜라도 4분기 실적이 좋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CNBC는 “물가가 높은데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패스트푸드 체인 실적이 개선됐다”며 “브랜드력이 강한 체인들이 경쟁력 있는 메뉴와 프로모션으로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