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으로 어렵게 얻은 아기를…두 달 만에 죽인 우울증 母

입력 2023-02-11 16:19
수정 2023-02-11 19:02

산후우울증을 앓다가 자신의 아기를 살해한 30대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이진혁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부산 강서구의 자택에서 생후 2개월 된 자신의 아기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그는 출산 당시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지 못하자 장애가 생길 것을 걱정했다. 또 집에서 아기가 자신 때문에 더 많이 울고 보챈다고 생각해 자책감에 시달려왔다.

A씨는 남편이 방 안에서 잠든 사이 '아기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신고해 자수했다.

A씨는 아기를 갖는 데 어려움을 겪어 시험관 시술 등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는 각고의 노력 끝에 아기를 가졌는데도 출산, 양육 등을 거치며 자책감 등으로 우울 증상을 겪다가 아기를 살해하게 됐다"며 "범행을 저지르던 과정에서 아기를 살릴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산후우울증에 빠져 범행을 저지르는 등 일정 부분이나마 참작할 만한 여지가 있다"며 "남은 생애 동안 스스로 어린 자녀를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형벌과 다름없는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