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전이익의 20%를 고정 성과급으로 달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삼성노조연대)가 최근 삼성에 제시한 공동교섭안의 내용이다. 이 주장대로라면 올해 삼성생명은 3300억원 정도의 자금을 털어 직원들에게 약 6700만원씩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 웬만한 대기업 과장급 연봉보다 많은 금액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2~3년 사이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한 ‘삼성 노조’들이 회사에 과도한 임금·복지 혜택을 요구하고 나섰다. 작년 4분기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생사기로에 선 삼성의 경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노조의 ‘생떼’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연초 회사에 제시한 임금·복리후생 교섭안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삼노는 20년 근속자에게 2000만원 상당의 해외여행을 제공하고 노조원에겐 자사주 53주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삼성노조연대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교섭장에 나오라”고 압박하며 임금 기본 10%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까지 나서 삼성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한 ‘성과주의 연봉제도’에 대해 “불합리하다”고 간섭하는 상황이다. 경제계 고위 관계자는 “회사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과도한 요구만 하는 대기업 노조의 구태”라고 지적했다.
황정수/정지은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