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택배 배송 고객인 70대 노부부를 상대로 대낮에 강도행각을 벌인 40대 택배기사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41)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12일 70대 B씨 부부의 전원주택에 흉기를 들고 침입했다. "3000만원을 달라"고 요구한 그는 신용카드 1개를 가로채고, B씨 얼굴을 여러 차례 때려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택배기사였던 A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평소 택배물을 배송하던 B씨의 집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외제차량이 주차돼있고 택배물을 많이 배송받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A씨는 범행 당시 B씨에게 카드를 건네받은 뒤 B씨의 손을 묶고 다른 금품을 찾으려 했으나 이를 풀고 달아난 B씨와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깨물리자 얼굴을 여러 번 때렸다.
A씨는 신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방진복까지 입는 치밀함을 보였고, 돈을 요구하면서 '아들 수술비'를 운운했지만,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B씨가 입은 상처가 가벼워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B씨가 손가락을 물어 이를 벗어나려고 때렸을 뿐 강도의 목적으로 폭행하지 않았다"면서 강도상해죄 성립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 얼굴에서 많은 출혈이 발생한 점과 B씨를 폭행하게 된 경위 등을 근거로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택배 배송을 하면서 평소 피해자들이 사는 집을 드나들던 A씨는 인적 사항을 드러내지 않을 방진복까지 준비했다"면서 "계획적인 범행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또 "B씨가 입은 상해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고, 고령의 피해자들은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 여겼을 집에서 무방비로 범행을 겪음으로써 한동안 그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