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의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기부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1심에서 벌금형에 처해졌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문병찬)는 10일 오후 열린 선고공판서 윤 의원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윤 의원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상 횡령과 배임, 사기와 준사기, 지방재정법 위반,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 6개 혐의로 지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윤 의원은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대표와 그 후신인 정의연의 이사장으로 일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모인 후원금 1억원가량을 식비·교통비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또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95)가 치매 상태라는 점을 이용해 7920만원을 기부·증여하게 한 혐의도 더해졌다. 검찰은 정대협이 운영하던 박물관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법률상 등록 요건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학예사가 일하는 것처럼 속여 보조금 3억6000만원가량을 부정수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업무상 횡령 혐의만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윤 의원이 정대협 법인 계좌와 개인 계좌에 보관하던 자금 1700만원가량을 횡령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나머지 혐의는 검찰이 제시한 자료만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현재까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무엇보다 30년 동안 열악한 상황에서 활동가로서 위안부 문제에 기여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6일 열린 결심공판서 “피고인들이 범행 일체를 부인하는 데다 반성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윤 의원과 A 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윤 의원은 최후 변론서 “개인의 금전적 이득을 위해 정대협에서 일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