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가운데, 바둑 팬들이 유아인의 차기작인 영화 '승부'의 공개를 무기한 연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아인은 극 중 이창호 국수를 연기했는데, 이 국수는 사려 깊고 우직한 바둑의 기풍으로 '석불(石佛)'이라 불려왔다. 바둑 팬들은 유아인의 이번 의혹으로 이 국수의 명예가 손상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9일 디시인사이드 바둑갤러리는 성명을 내고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받는 배우 유아인이 이창호 국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다는 것은 이 국수의 명예가 심대하게 손상될 우려가 있는 만큼, 팬들은 유아인이 경찰 수사를 통해 결백이 입증될 때까지 영화 '승부'의 개봉을 무기한 연기할 것을 넷플릭스 측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승부'는 한국 바둑계의 두 전설인 조훈현과 이창호의 사제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이병헌이 조훈현으로, 유아인이 이창호로 분했다. 당초 넷플릭스는 작품을 올해 2분기에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경찰은 지난 6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유아인을 불러 조사했으며, 마약 검사를 위해 유아인의 체모를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했다. 이후 출국금지 조치도 내렸다.
경찰은 유아인이 2021년 초부터 여러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처방받은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8∼9일 이틀에 걸쳐 강남구와 용산구 일대 성형외과 등 병·의원 여러 곳을 압수수색해 과거 의료기록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편 유아인의 소속사 UAA는 프로포폴 관련 경찰 조사를 받았음을 인정하며 "모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