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월간 무선통신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이 100만TB(테라바이트)를 넘길 전망이다. 대용량 동영상과 멀티미디어형 SNS, 고화질 그래픽 게임 서비스 등이 급증한 영향이다. 콘텐츠 기업과 인터넷서비스기업(ISP) 간 ‘망 투자 대가’ 논란도 커지는 모양새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국내에서 무선통신을 통해 오간 데이터 규모는 총 97만5189TB다. 2018년(약 42만TB)과 비교하면 5년 새 트래픽이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5세대(5G) 이동통신 기준으로는 상용화 첫해인 2019년 약 12만TB였던 트래픽이 작년(약 74만TB)에 여섯 배로 급증했다. 통신업계는 이 추세라면 올해 월간 무선 트래픽이 100만TB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가 고화질 영화(2GB)를 5억 번 이상 내려받을 수 있는 트래픽을 매월 사용한다는 뜻이다.
해외 상황도 마찬가지다.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 샌드바인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은 전년 대비 23% 늘었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약 48%가 구글, 넷플릭스,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등 여섯 개 기업이 유발한 트래픽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통신망을 증설할 때 드는 비용 중 일부를 글로벌 콘텐츠 제공사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도 망 이용대가가 주요 의제 중 하나다. 세계 각국 통신사를 비롯해 넷플릭스, 메타 등 주요 콘텐츠 기업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망 투자 문제를 논의한다.
국내에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망 투자 관련 세션에 연사로 참여한다. 업계에선 이번 논의가 국내 망 이용대가 관련 법안의 향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