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상태의 여성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의 한 대형병원 산부인과 인턴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9일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전경세 판사)은 수술 전 마취 상태로 대기하던 여성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 대형병원 인턴 A(35)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검찰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전 판사는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맡긴 채 수술대에 누운 환자를 추행한 행위는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인간의 기본적 도덕성도 훼손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환자와 신뢰 관계를 수반하는 의사의 직업의식을 저버렸다"며 "이 사건으로 의료계 종사자들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된 점을 고려하면 엄중히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A씨는 2019년 4월 산부인과 인턴으로 일하던 중 수술 전 마취 상태로 대기하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준강제추행)로 불구속기소 됐다.
A씨는 재판에서 치료 목적으로 B씨를 만졌다며 범행을 부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