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두 잔의 음주가 치매 위험을 낮춘 것으로 추정된다는 관찰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경북 구미차병원 전근혜 박사 연구팀은 40세 이상 한국인 400만명을 대상으로 음주량을 조사해 치매와 음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서 성별, 운동 수준 등의 인구통계학적 요소와 연구 기간 음주량 유지, 중증 질환 보유 여부 등을 조사해 일부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의 응답은 배제했다.
연구팀은 하루에 마시는 알코올의 양이 15g 미만일 경우 '가벼운 음주자', 15~30g 이하는 '중간 정도 음주자', 30g을 초과하는 사람은 '과음자' 등 세 그룹으로 분류해 연구를 진행했다.
통상적으로 주종이 달라도 한 잔에 포함된 절대 알코올량은 10~15g 수준으로 유사하다. 미국에서 시중에 판매되는 주류 중 14g의 알코올이 포함된 용량은 맥주 12oz(355mL), 와인 5OZ(148mL) 또는 증류주 1.5OZ(44mL) 수준이다. 하루에 한 잔 미만을 마시는 가벼운 음주자의 경우 치매 위험도는 21% 낮았다. 2잔 이하로 마시는 중간 정도 음주자는 치매 위험도가 17%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두 잔 이상을 마실 경우 치매 위험은 오히려 커졌다. 하루에 술을 3잔 이상 마신 사람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8%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연구팀은 CNN을 통해 "평일에는 마시지 않다가 갑자기 주말에 5잔 이상의 과음을 하는 사람들에게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가벼운 수준의 음주가 치매 위험을 낮춘다는 관찰 연구로써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시지 않던 술을 마시기 시작하거나 금주를 멈추지는 말라"며 "이를 연구 결과로만 생각하고 신중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암 발병의 치명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과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소화기 문제, 심장 및 간 질환, 고혈압, 뇌졸중, 면역체계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