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물류 외주에 맡겨 흑자 냈다는 지적에 내놓은 답은?

입력 2023-02-08 14:41
수정 2023-02-08 16:02
이 기사는 02월 08일 14: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새벽 배송업체 중 국내 최초로 상장에 도전하는 오아시스가 올해 회원 수 300만명을 확보하고 온라인 매출을 두 배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상장 후엔 급식 사업과 퀵커머스(즉시 배송), 무인 자동화 결제 시스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오아시스는 8일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사진)는 "서울과 수도권 인구 2000만명 중 오아시스의 회원 수는 130만명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지방까지 새벽 배송 서비스를 확대해 회원 수 1000만명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오아시스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회사는 2021년 매출 3569억원, 영업익 57억원을 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3118억원, 영업익은 7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0%, 78% 증가했다.

그는 "가전 가구 제품의 온라인 침투율은 70%이지만 식료품은 20% 대로 낮아 많은 회사가 야심 차게 뛰어들었지만, 이익을 내지 못해 대부분 철수했다"며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는 데 진입장벽이 높아 더욱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아시스는 전체 매출에서 PB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한다"며 "신라면이나 콜라로 최저가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유기농에 특화된 고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오아시스의 흑자 비결로 산지 직접 발굴 및 배송, 자체 개발한 물류 솔루션,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한 재고 관리 등을 꼽았다. 이 회사는 산지에서 물류센터로 입고한 상품을 온라인으로 팔고 남은 제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재고를 소진해 폐기율을 0.18%로 낮췄다.

오아시스는 새벽 배송 서비스를 전국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물류센터 하나를 짓는데 50억원밖에 들지 않는다"며 "우리는 최적화된 기술 있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건립 기간도 짧다"고 했다.

주문 후 1시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시장에도 진출한다.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라이브커머스로 상품을 팔고 주문받는 즉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오프라인 매장을 지역 배송 거점으로 삼아 추가 투자하지 않고도 퀵커머스 사업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아시스는 물류센터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 무인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자동화 계산 및 결제 시스템을 올 상반기 중 적용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무인 자동화 기업 몇 곳을 인수하려고 검토했으나 우리가 직접 개발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향후 무인 로봇도 매장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이날 비용이 많이 드는 물류를 관계사인 실크로드에 맡겨 '계획된 흑자'를 만들었다는 지적에 대해 해명했다. 실크로드는 오아시스의 최대 주주인 지어소프트가 2021년 2월 설립한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 업체로, 지어소프트가 7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실크로드는 하루 15만개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의왕 풀필먼트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아시스의 물류를 일부 대행하고 있다.

실크로드는 지난해 60억여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다른 이커머스 업체와 달리 물류비용 손실을 관계사에 떠넘겨 흑자를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안 대표는 "실크로드는 오아시스 이외 3자 물류를 담당하는 회사로 전체 매출에서 오아시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라며 "오아시스는 물류 대행 비용은 실크로드에 지불하고 있고 자체 풀필먼트 센터를 내재화했기 때문에 물류 사업 전체를 실크로드에 떠넘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구주매출이 30%에 달하는 점에 대해서도 투자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가 상장 시 시장에 주식을 내놓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오아시스는 이번 상장으로 신주 모집 366만5000주, 구주매출은 157만1000주 등 총 523만6000주를 공모한다. 구주매출은 최대 주주인 지어소프트가 보유한 주식으로 공모가 하단 기준 480억원 규모다

안 대표는 "오아시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물류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하는데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어소프트가 담당하고 있다"며 "구주매출로 지어소프트가 확보한 자금은 오아시스의 IT 개발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아시스는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으며 1000억원가량 여유자금이 있다"며 "상장 후 M&A도 검토하고 있으며 급식사업처럼 B2B 사업과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