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스 하인리히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장 겸 이화여대 석좌교수(사진)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훔볼트 연구상’을 수상했다. 훔볼트 연구상은 독일 알렉산더 본 훔볼트 재단이 매년 자연과학?공학?인문사회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업적을 남긴 학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현재까지 훔볼트 재단의 지원을 받은 학자 중 59명이 노벨상을 수상했다.
7일 IBS에 따르면 훔볼트 재단은 하인리히 단장을 나노과학 분야의 선구자 중 하나라고 소개하며 상을 수여했다. 나노 규모에서 원자의 물성에 대한 기초연구에 혁신적인 공헌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인리히 단장은 지난 수십 년 간 양자 스핀 분야를 선도적으로 이끌어왔다. 원자와 분자를 정밀하게 분석해 기존 밝혀지지 않았던 양자적 특성을 규명하고, 그 응용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 성과를 다수 발표했다.
대표 업적으로는 원자 하나에 디지털 정보의 기본 단위인 비트를 저장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메모리’를 구현한 성과와 단일 원자의 자기공명영상(MRI)을 측정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MRI’ 개발 성과 등이다. 두 연구는 각각 2016년 네이처와 2019년 네이처 물리학에 발표됐다.
하인리히 단장은 또 미국 IBM 알마덴연구소 재직 시절 영하 272.15도의 극저온에서 작동하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을 개발했다. 원자를 관찰하는 정밀성을 기존 대비 1만배 이상 대폭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STM은 뾰족한 금속 탐침으로 표면을 읽어 원자를 관찰하는 기술이다.
훔볼트 연구상 수상자는 독일 소재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수행하도록 지원 받는다. 하인리히 단장은 다양한 기초과학 연구기관들과의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하인리히 단장은 “훔볼트 연구상은 특정 연구 성과가 아닌 평생의 연구 업적에 대해 수여되는 상인만큼 그간의 연구 인생을 높게 평가 받은 것 같아 개인적 의미가 크다”며 “이 상의 영광을 IBM 연구소와 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에서 저와 함께 연구한 동료들과 나누고 싶고 앞으로도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기초과학 연구를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