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크게 올랐던 증권주들이 차익 실현 매물 등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는 지난 급격한 긴축 후 '완만한 완화' 구간에서 하락 시 가장 방어적이었고 상승할 때 가장 주도적이었다며 키움증권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금융당국이 토큰증권(STO)의 발행과 유통을 허용한 가운데, STO 관련 협업과 투자가 가장 활발했던 점도 키움증권의 투자 매력도를 높인다는 설명이다.
7일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보고서를 내고 "증권업 실적과 주가는 기준금리의 변화와 깊은 연관성을 보인다"며 "과거 사례를 볼 때 이번 경기 둔화가 연착륙으로 마무리될 경우, 이후에는 기준금리의 완만한 완화와 그에 따른 실적과 주가의 부진에 대비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완만한 완화 구간에서 실적과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투자를 위한 유동성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완화 구간이라고는 하지만 기준금리가 상승한 속도보다 하락하는 속도가 느린 탓에 이자비용 부담과 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은 장기간 지속되고, 이에 따라 거래대금도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업종 최선호주로 키움증권을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종전 11만원에서 13만원으로 올렸다. 정 연구원은 "지난 급격한 긴축 후 완만한 완화 구간에서 키움증권과 한국금융지주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에서, 한국금융지주는 PF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다만 이번에는 증권업이 PF의 주도권을 뺏기는 입장이 될 전망인 만큼 키움증권이 가장 두드러진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키움증권의 경쟁력으로는 △브로커리지 부진에서 점유율이 가장 잘 방어될 것이라는 점과 △부동산 우려에서 가장 자유롭다는 점을 들었다.
이날 대신증권도 키움증권 종목 리포트를 내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HTS, MTS 거래 플랫폼 사용자수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국내 주식 약정 기준 개인 점유율은 30% 수준으로 225만명이 사용 중"이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주식 거래 점유율 역시 가장 높은데 회사가제공하는 약정 기준 점유율은 35%, 우리가 추산한 수수료 기준으로도 25%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다"고 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STO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가운데, 이 시장의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을 증권사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여러 증권사가 STO사업에 이미 뛰어들었지만 키움증권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키움증권은 연내 MTS인 영웅문에서 STO를 거래할 수 있도록 서비스할 예정으로 지난해 뮤직카우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비브릭, 펀블, 카사, 테사 등 총 8개 기업과 협업해 증권형 토큰 유통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일찌감치 뮤직카우와 투자자 예치금 보관을 비롯해 음악 저작권 자산 수익 유동화 관련 상호협력을 체결한 바 있고 테사 등 일부 기업에 투자도 활발한 상태"라면서 "증권형 토큰의 거래가 기관투자자보다는 개인투자자가 주가 될 것으로 예상돼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된다면 회사가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