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폭등하더니 시간 외 거래서 36% 곤두박질친 美 기업

입력 2023-02-07 16:00
수정 2023-02-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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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생활용품업체 베드배스앤비욘드가 6일(현지 시간) 10억달러(1조25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회사 측은 "전환우선주와 신주인수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10억달러가 넘는 자본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단 2억2500만달러 규모의 전환우선주를 신규 인수하겠다는 기관투자자 확약을 받은 상태로, 10억달러 이상을 추가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소식에 1주당 6달러에 육박하며 전장 대비 92%가량 폭등세로 장을 마감했던 회사 주식은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36% 넘게 급락해 1주당 3.70달러로 곤두박질쳤다.

베드배스앤비욘드가 이날 정규장에서 기록한 거래량은 지난 한 달 평균 규모보다 3배 이상 많은 2억4000만주에 달했다. 주가 폭등세로 인해 두 번 거래가 정지됐다. 베드배스앤비욘드는 최근 대표적인 '밈주식'으로 부상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기관의 공매도에 맞서 반대매수에 나서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130% 넘게 상승한 배경이다. 하지만 지난달 회사가 파산 위기에 내몰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주가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

베드배스앤비욘드 측은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해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파산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계획대로 자금 조달을 완료하지 못하면 파산 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고, 자산이 청산될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드배스앤비욘드가 새로운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그동안 현금자산을 갉아먹어 온 영업 손실을 당장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B.라일리증권에 의해 판매될 예정인 신주인수권은 베드배스앤비욘드 채무보다 후순위로 책정돼 추후 회사가 구조조정에 돌입하면 권리가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