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차량 안전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등 품질 경영에 힘을 주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가 품질과 안전이라는 기본적인 약속을 지켜나갈 때 고객들도 우리를 믿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기꺼이 함께해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안전성과 관련해 내수용 차량과 수출용 차량을 구분 없이 동일하게 설계하고 있다. 차량 출시 전 개발 단계별로 정면, 측면, 후방, 차대차 등 실제 사고를 재현한 충돌 시험을 차종당 100여 차례 진행하고 있다. 고객 안전에 관해 한치의 양보 없이 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 결과 가장 까다로운 충돌 평가를 진행하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최우수 등급인 ‘톱 세이프티픽 플러스(TSP+)’와 우수 등급인 ‘톱세이프티픽(TSP)’에 총 26개 차량이 지난해 선정됐다. 그룹 역사상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전기차의 충돌 안전 성능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고전압 배터리 모듈·팩의 압축 및 충격 단품 시험 △주행 중 하부 충격 시험 △실사고 통계 분석을 통한 전기차 개발 기준 적절성 검토 △충돌 화재 예방을 위한 패키지 및 설계 구조 검토 △전기차 전용 분석 시설 구축 등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 차량은 유럽 안전 평가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 신차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에서 아이오닉 6가 ‘대형 패밀리카’ 부문 최우수에 선정됐다. 유로NCAP는 아이오닉 6가 정면·측면 충돌 테스트에서 승객 공간이 안전한 상태를 유지해 성인 및 어린이 탑승자의 주요 신체를 잘 보호했다고 호평했다.
현대차기아는 남양연구소 충돌시험장에서 차량 충돌을 자체 평가한다. 100t의 이동식 충돌벽과 전방위 충돌이 가능한 총 3개 트랙으로 구성됐다. 최고 시속 100㎞, 최대 5t 차량까지 시험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충돌 시험 전 버추얼 충돌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도 차종당 평균 3000회 이상 충돌 해석 과정을 거치고 있다. 버추얼 충돌 시뮬레이션은 버추얼 차량 모델을 통해 슈퍼 컴퓨터로 여러 충돌 상황을 구현하는 것이다.
한 건의 버추얼 시뮬레이션 과정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15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 차종의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충돌 안전 개발에만 4만5000시간이 들어간다.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차량당 총 100억여원의 충돌 안전 개발 비용이 든다.
현대차그룹은 인체 모형을 27종 170세트 보유하고 있으며, 영유아부터 다양한 체구의 남녀성인을 모사하는 인체 모형을 충돌 시험에 활용하고 있다. 인체 반응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정면충돌 인체 모형인 쏘오(THOR)와 측면충돌 인체 모형인 월드SID 중심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