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기미 보이는 美 주택시장, 한국 집값은? [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입력 2023-02-06 07:53
수정 2023-02-06 10:21
레드핀(REDFIN)에 의하면 미국의 주택시장은 작년 11월 둘째 주 저점을 기록한 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 완전히 늪에서 빠져나오지는 못했지만 주택 수요자들은 구매대열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임장(Tour)을 요청하는 레드핀 고객 수는 11월 저점보다 17%포인트 늘어났으며 주택 구매 프로세스를 시작하기 위해 에이전트에게 연락하는 사람들의 수는 13%포인트 올랐습니다. 1년전과 비교하면 홈투어와 서비스 요청은 각각 23%와 27% 감소했지만, 두 수치 모두 11월 저점(40% 감소)보다는 개선된 것입니다.

이는 더 많은 주택판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레드핀 에이전트는 시애틀, 중부 플로리다 및 리치먼드를 포함한 일부 주택시장에서는 입찰경쟁(bidding wars)이 다시 시작됐다고 보고합니다. 주택 수요는 2022년초의 최고치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가격이 좋은 매물(급매)은 빠르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평균 30년 고정금리 모기지의 이율이 작년 11월 최고치인 7.08%에서 6.15%로 하락하면서 모기지 신청이 11월 초보다 28% 증가한 데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수요자들은 6%대의 모기지 금리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우량 고객들의 경우 중요한 심리적 기준점인 5%대의 이자율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 주택수요는 다시 돌아오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는 선택적입니다. 입찰전쟁을 불러일으키는 주택은 저렴하고 교외에 있는 단독주택이며 입주가 가능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겁니다. 즉 저렴한 급매 실수요 주택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규매물 또한 1월22일로 끝나는 4주동안 전년과 비교해 18% 감소했습니다. 이는 거의 3개월만에 가장 작은 감소폭이지만 1년전 8%보다는 훨씬 가파릅니다.

주택시장은 인플레이션과 모기지 금리가 더 낮아지면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계속 이러한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치열한 입찰전쟁이 벌어지는 지역도 있지만 여전히 한산한 지역도 있습니다. 시장이 달라지고는 있지만 팬데믹 주택구입 열풍과 심지어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도 여전히 주택시장은 차갑습니다. 심지어 2021년의 미국 주택시장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부동산 시장은 어떨까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의하면 작년 10월 아파트 거래량은 560건으로 최저점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계속 증가해서 비수기인 작년 12월 거래량이 836건으로 2022년 2월(820건)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본격적인 규제완화 대책이 적용된 2023년 1월은 어떨까요? 2월3일 현재 747건에 이릅니다. 실거래 건수가 한달 늦게 집계되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1월 거래량은 1000건을 훌쩍 넘어 2022년1월(1098건) 거래량을 추월할 것이 확실시됩니다.

경기도 유사합니다. 작년 9월 최저거래량(2607)을 기록한 이후 빠르게 거래량은 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3149건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집계된 2023년1월의 거래건수는 2168건으로 작년1월의 거래량(3439건)은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레드핀과 유사한 국내의 대표적인 중개플랫폼 기업의 자료에 의하면 1월 아파트 매수를 원하는 수도권 해당 기업 고객은 320명으로 파악되며 이는 작년 6월 191명에 비하면 1.68배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반면 올해 1월 집계된 아파트 매물은 649건으로 작년 5월 1178에 비해서는 81.5%나 줄어들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금리입니다. 연초 8%를 넘겼던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월3일 현재 4.98~6.89%로 하락했습니다. 특히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우대형은 3%까지 떨어졌으니 주택수요가 움직일만 합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될지는 추세를 지켜봐야 하지만 미국과 너무나 유사하게 움직이는 주택수요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펜데믹 이후 주택시장은 전세계적으로 동조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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