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미등록 증권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제기된 투자자 집단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주가가 20% 넘게 급등했다. 암호화폐 전문은행인 실버게이트캐피털은 FTX와 거래했다는 혐의로 조사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장외시장에서 20% 가까이 내려앉았다. 최근 암호화폐 시세 반등에도 ‘사법 리스크’로 인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연방법원은 코인베이스가 미등록 증권을 판매해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기각’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코인베이스가 상장한 암호화폐가 증권에 해당되는지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재판부는 “적극적인 투자 권유 행위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코인베이스에서) 거래된 토큰의 소유권자라거나 판매자라는 주장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승소 사실이 전해지자 하루에만 23.99% 급등했다. 올 들어 142.44% 오른 상태다.
투자자들은 2021년 10월 코인베이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되지 않은 79개의 암호화폐를 판매했다며 코인베이스와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에게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이유로 뉴저지와 조지아 등 다른 주에서도 소송이 잇달아 제기됐다.
암호화폐 전문은행인 실버게이트캐피털은 이날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실버게이트캐피털은 20.97달러로 29.9% 폭등하며 장을 마쳤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이 회사 지분 7.2%를 보유한 것으로 공시하면서다. 하지만 장 마감 직후 18.26% 급락했다. 미국 검찰이 FTX의 사기 혐의와 관련해 실버게이트캐피털을 조사 중이란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