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6일 16:2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골프플랫폼 스타트업체인 스마트스코어가 플랫폼 대기업인 카카오와 법정 다툼에 나섰다. 카카오의 골프 관련 플랫폼 업체인 카카오VX가 자신들의 골프장 관련 정보기술(IT) 솔루션을 모방했다는 주장이다. 대규모 자금을 통해 불법 영업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스코어는 자신들의 골프 기록 데이터 입력 및 골프장 관제 시스템 등을 무단으로 모방했다며 지난 1일 카카오VX를 상대로 부정경쟁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했다.
스마트스코어는 2014년 골프 관련 플래폼 스타트업으로 출발했다. 2015년 국내 최초로 와이파이를 활용해 테블릿에 골프 스코어를 입력하는 라운드매니지먼트솔루션(RMS)을 출시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LTE 이동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골프장 코스 내에서 통신이 가능한 태블릿을 활용해 경기 관제, 식음료 주문, 메시지 수·송신, 스코어 전송 등이 가능한 셀프라운드솔루션(SRS)를 내놨다.
기업간거래(B2B) 서비스 외에도 골프 이용객 등을 대상으로 관제 시스템 관련 데이터베이스(DB)와 골프장 부킹 등을 접목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도 출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는 210만명이다.
스마트스코어는 이 같은 독자적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지난해 사모펀드(PEF) VIG파트너스로부터 1800억원의 자금을 투자 받았다. 투자 후 기업 가치는 8600억원으로 골프 관련 스타트업으로는 국내 최초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에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후발업체인 카카오VX에서 자신들의 화면 구성이나 기능을 모방한 제품을 내놨고, 이로 인해 영업에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 스마트스코어의 주장이다. 캐디 설정 화면이나 태블릿 내의 스코어 카드 화면 등의 인터페이스가 유사하고, 기능적인 측면도 거의 흡사하다는 주장이다. 카카오VX는 지난 2021년 4월 골프장 관제 솔루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스마트스코어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오랜 시간 자금을 투자해서 개발한 결과물을 대기업이 무단 도용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카카오VX로 인해 매출이 상당히 감소했고, 향후 사업 활동에 있어서도 상당히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했다.
또, 카카오VX가 골프장들에게 월 구축비 및 월 통신비, 연 1000만원의 지원비 및 보조금을 지원했다면서 해당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제소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VX 측은 "스마트스코어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아직 소장도 받지 않은 상황이라 특별히 대응할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