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세입자 3명중 1명 '100만원 이상' 고액 월셋집 산다

입력 2023-02-05 14:37
수정 2023-02-05 14:52


높은 금리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데다 전세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지면서 월세 거래가 크게 늘었다. 특히 서울에서는 세입자 3명 중 1명이 100만원이 넘는 월셋집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 9만9379건 가운데 3만6034건(36.2%)은 100만원 이상 고액 월세였다. 전년(2만7491건)에 비해 31.0% 증가한 수치다. 이달 말까지 거래 신고 기한이 남아있는 올해 1월의 경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5360건 중 1771건(33.0%)이 고액 월세였다.

특히 서울에서는 1000만원 이상의 초고가 월세가 많았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가장 월세가 높은 아파트는 서울 성동구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전용면적 162㎡는 지난달 17일 보증금 5억원, 월세 2000만원에 세입자를 찾았다. 뒤를 이어 서초구에 위치한 ‘리더스빌’ 전용 214㎡는 지난달 12일 보증금 없이 월세 111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잇따른 금리 인상과 ‘깡통 전세’에 따른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확산되면서 전세 수요가 월세 수요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값 하락에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일부 매매 수요자들 역시 월세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황한솔 경제만랩 연구원은 “금리인상으로 인해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전세 보증금 사기 피해 사례가 속출하면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크게 늘었다”며 “이같은 월세 선호 현상이 집값 하락기에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