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로부터 '고파이' 투자금의 전액 상환을 위해 투자를 받기로 했다. 고파이는 고팍스가 암호화폐 대출업체인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에 투자금을 맡겨 이자를 주는 예치상품이었다. 하지만 작년 11월 대형 거래소인 FTX의 파산 여파로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이 출금을 중단하자 고팍스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고파이 투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고팍스는 지난 2일 바이낸스의 유동성 공급을 골자로 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공지했다. 지난해 11월23일 바이낸스와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데 이은 조치다. 고팍스는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의 인출 중단으로 막힌 고파이 투자금 상환을 2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낸스의 투자금은 작년 11월 조성한 산업회복기금(IRI)에서 꺼내 쓰기로 했다. IRI는 작년 10월 글로벌 암호화폐거래소 FTX가 파산하자 관련 업체의 연쇄 도산을 막기 위해 바이낸스가 조성한 기금이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바이낸스는 산업의 선두주자로서 소비자와 산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팍스와 함께하게 된 이 과정이 한국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산업 재건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