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에 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네이버가 ‘서치 GPT’ 출시 계획을 밝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3일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많은 주목을 받는 생성 AI와 같은 새로운 검색 트렌드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상반기 내로 네이버만의 업그레이드된 검색 경험 ‘서치 GPT’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2021년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자사 서비스에 활용 중이다. 네이버 쇼핑의 상품 소개 문구를 작성하거나 회의록을 요약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쓸 수 있다. 하이퍼클로바를 손쉽게 쓸 수 있는 노코드(no code) 툴 ‘클로바스튜디오’를 만들어 스타트업 등에도 제공하고 있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한국어로는 가장 고품질의 검색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사업자일 뿐 아니라, 거대 AI 모델로는 세계 정상급 기술을 자부하는 한국 최고의 검색·AI 기술 회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성 AI의 단점으로 꼽히는 신뢰성과 최신성의 부족, 해외 업체의 영어 기반 개발 모델을 한국어로 번역함으로써 발생하는 정확성 저하를 풍부한 사용자 데이터와 기술·노하우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요금과 같이 정보가 요약된 답변이 필요한 검색에 대해선 신뢰도가 높은 최신 콘텐츠 데이터를 출처와 함께 요약하는 방식으로 제공한다. 노트북 싸게 구매하는 방법과 같이 조언이 필요한 검색도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답변을 제시해 검색 결과의 품질과 이용자 콘텐츠 소비 경험을 향상한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현재 서치 GPT에 대한 내부 실험을 진행 중”이라며 “처음부터 네이버 검색 서비스에 적용하기보다는 베타 서비스로 별도 오픈하고 이후 이용자 만족도에 따라 적용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챗GPT가 검색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며 “지금까지 신뢰성, 최신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비용 효율화 면에서도 해결할 과제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AI를 활용한 유료 기업 간 거래(B2B) 솔루션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네이버도 하이퍼클로바에 대한 다양한 투자를 통해 수익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인수를 마무리한 미국 소비자간 거래(C2C) 플랫폼 포쉬마크에 대해선 “성장 잠재력이 높고, 네이버 코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라며 “단기적으로 쇼핑 렌즈, 라이브커머스 등 네이버 기술을 적용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주요 기능의 특성에 맞는 광고 시너지 창출 방안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네이버는 작년 4분기와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2조2717억원, 영업이익은 4.2% 감소한 336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 연결 기준 매출은 8조2201억원, 영업이익은 1조30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0.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 줄었다. 부문별로는 서치 플랫폼 3조5680억원, 커머스 1조8011억원, 핀테크 1조1866억원, 콘텐츠 1조2615억원, 클라우드 4029억원이었다. 특히 콘텐츠 부문은 작년 4분기에만 일본 통합 유료 이용자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는 등 글로벌 성장에 힘입어 연간 기준 91.3% 성장했다.
네이버는 AI와 B2B 사업 조직을 네이버클라우드로 통합해 AI 기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엔터프라이즈·금융 등으로 시장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