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또 한 차례 올렸다. 물가를 잡기 위한 고강도 금리인상 정책에서 벗어났지만,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여전히 경고하며 금리 인상 유지 기조는 재확인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높은 금리의 유지도 엄연한 긴축"이라며 올 3월 인상 사이클에 마침표가 찍힐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Fed는 이날 올해 첫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4.5~4.7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금리는 4.25~4.5%다.
이를 두고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1년 만의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이뤄졌다"며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물가 흐름에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준금리 인상과 속도 조절 이유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Fed가 '디스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을 인정하며, 속도 조절 의지를 확실히 보여줬다고 짚었다. 그는 "성명서 문구에서 △소폭 완화적으로 바뀐 물가 인식 △우크라이나 사태의 경제, 물가 영향력 감소 △기준금리 인상 강도 약화 △유연해질 수 있는 양적긴축(QT) 등 크게 네 가지가 주요 변화라고 생각된다"며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문구에 큰 변화가 없었단 점을 감안하면 이번 변화는 Fed 기조의 명확한 변화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월 의장은 처음으로 물가는 디스인플레이션 단계에 진입했음을 인정했다"며 "최근까지 Fed 구성원들이 주장하던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 아닌, '적절히' 제약적인 수준을 언급한 점도 강경 일변도 정책의 종료를 암시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도 긴축이지만 '높은 금리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엄연한 긴축"이라며 "올 3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최종 기준금리 5%로 종료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 이제는 물가가 추세적으로 둔화 국면에 들어섰고, 긴축의 강도조절이 가능하단 점을 Fed도 인정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